꿈이 정확하게 기억나지는 않는데 제가 저만 알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의 비밀 장소를 향해 집에서부터 달렸습니다. 가는 길에 기억나는 건 몸이 무척 가볍고 기분이 설렜다는 것이고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 지름길로 갔는데 그 지름길이 푸른 잔디와 돌길로 되어있었다는 겁니다.곧 도착할 때쯤 해당 장소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는데 그 장소 한 가운데엔 푸른 나무들로 둘러싸인 그네 의자 같은 게 있었습니다. 보금자리같이 아늑한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달리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리니 울타리 너머로 시원하게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어서 잠시 달리던 걸 멈추고 멍하니 하늘을 봤습니다. 비행기에서 본 하늘처럼 폭신해 보이는 구름이 쫙 깔려있고 그 위에 해가 쨍하니 떠있었습니다.너무 예뻐서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바로 들었는데 사진을 찍으려면 휴대폰을 집에 두고 나와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발걸음을 돌려 집을 향해 다시 달렸습니다.근데 이때 유독 인상깊었던 건 그네 의자가 있는 비밀 장소의 하늘이 먼저 순식간에 어두워지고 울타리 너머 하늘도 빠르게 어두워졌던 겁니다. 결국 하늘을 직는다는 것에 정신 팔려 비밀 장소까지 가지도 못하고 푸르고 예쁜 하늘 또한 찍지 못했습니다.이후 너무 아쉬워서 이미 어두워졌지만 집에 들러 휴대폰을 챙긴 뒤 다시 그 하늘이 보이는 곳으로 갔습니다. 완전히 어두운 밤이 됐지만 별이 보이고 평범하게 예쁜 밤하늘이어서 여기 먼저 아쉬운대로 사진 찍고 그 다음 비밀장소 쪽도 가봤습니다. 근데 이번엔 그 비밀장소 쪽 하늘이 더 밝게 보이더라고요.파란색과 보라색이 섞인 초저녁 시간대 하늘이었고 그 하늘에 은하수가 크게 수놓아져 있었습니다.그리고 아까 낮엔 푸른잎으로 무성했던 나무가 잎이 다 떨어져 겨울 나무처럼 보였고 완전 새파란 신기한 잎 하나만을 남겨두고 있었습니다. 잎 색깔이 특이하고 은하수와 잘어울려 그 나뭇잎과 함께 사진을 찍었는데 렌즈너머로 보이는 그 파란잎이 마치 용의 눈처럼 느껴져 갑자기 무서움이 느껴졌었네요.은하수가 용의 몸통이고 그 나뭇가지와 파란잎이 용의 얼굴로 보였습니다.공포감이 아니라 자연 앞에서 느끼는 웅장함과 무력함 그런 무서움이었습니다.꿈에서 깨고 나서도 꿈에서 봤던 이미지들이 너무 생생해 해몽부탁드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