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이름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요즘 신축 아파트들 이름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로 많이 하는데 저만 뭔가
요즘 신축 아파트들 이름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로 많이 하는데 저만 뭔가 이상한가요?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로 하는 이유가 뭘까요? 이탈리아 친구한테 물어보니 그게 지구 반대편에 사는 사람들한테 고급스럽게 들린다면 이해하겠지만 의미만 따지면 오글거리거나 되게 별거 아닌 단어를 아파트에 대문짝만 하게 적어놓은게 웃기기도 하다는데..
사실 이런 현상은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외국어 = 고급스러움”으로 연결되는 심리 때문에 자주 벌어지는 일이에요.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가 패션·예술·럭셔리와 연결되는 이미지 때문에 아파트, 카페, 쇼핑몰 이름에 많이 쓰여요.
영어권 나라에서는 종종 프랑스어/이탈리아어 단어를 써서 고급 이미지를 주려고 하고, 반대로 프랑스에서는 영어를 섞어 쓰면 “트렌디하다”는 느낌을 줍니다.
문제는 말씀하신 것처럼, 현지 언어 화자 입장에서 보면 되게 평범하거나 심지어 어색한 단어가 한국에서는 고급스럽다고 여겨져서 건물 외벽에 대문짝만하게 붙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Maison de ___” (메종 드 ○○) → 그냥 “○○의 집”인데, 한국에서는 왠지 프렌치 감성, 고급 주택 느낌.
“La Vita” → 이탈리아어로 그냥 “삶”인데, 한국에서는 세련된 유럽풍 이미지.
“Belle Foret” → 프랑스어로는 아파트 이름으로 어색할 수도 있지만, 한국에서는 “아름다운 숲”이라는 고급 아파트 느낌.
또한 그런 외국어스러운 단어가 주는 '고급' 이미지를 중시하다보니 잘못된 발음과 잘못된 의미로 와전되는 경우도 있어요.
아파트 이름 중에 '데시앙'이라고 있는데, 로마자로는 DESIAN이라고 쓰죠.
이거 약간 프랑스어 느낌을 주려고 만든 단어 같은데, DESIAN은 프랑스어라고 생각하고 읽으면 '데지앙/데지엉'이거든요. (S가 모음 사이에 놓이면 Z발음이 남)
건축사 측에서는 프랑스어 dessin(데생)이라는 단어를 모티브로 만든 명칭이라고 하는데...
한국식 ㅅ발음의 특성을 살려 '데시앙'(데씨앙 아니고)이라고 읽으면 프랑스어 des chiens(데 쉬앙)이 연상됩니다.
이걸 영어로 번역하면 dogs (개들) ㅋㅋㅋ
이런 웃지 못할 해프닝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결국, 과도하게 외국어스러운 용어를 사용하는 것은 실제 의미보다 그 언어가 주는 문화적 이미지가 중요하게 작용하는 거죠.
당연히 현지인 입장에서는 우스꽝스럽거나 ‘왜 굳이 저 단어를?’ 싶을 수 있고,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냥 “세련돼 보인다”는 이유로 소비되는 셈이에요.